[김형중의 핀테크톡-1] IBK기업은행 손안의 ‘아이원 뱅크’
[김형중의 핀테크톡-1] IBK기업은행 손안의 ‘아이원 뱅크’
  • By 연철웅 기자 (bruceyeon@koreaittimes.com)
  • 승인 2016.08.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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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제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 은행원의 일하는 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다. 은행거래의 90% 이상을 비대면 채널이 담당하는 현실에서 글로벌 은행들도 지점수 축소와 함께 어드바이저리 즉, ‘금융자문’으로 영업점 형태를 바꾸어 나가기 시작한다.”

지난 1일 IBK기업은행 권선주 행장이 55주년 창립기념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날 권 행장은 △비대면 채널 강화 △핀테크, 자회사와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기회 창출 △동남아 시장 공략,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 글로벌 전략 등을 강조했다.
권 행장은 “비대면 상품판매 비중 40%, 자회사를 포함한 비이자 이익 비중 20%, 해외 이익 비중 20%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비 대면으로 조회나 이체 등 간단한 금융거래는 물론 자산관리까지 지원하는 토탈 스마트금융 서비스 ‘아이원(i-ONE) 뱅크’ 를 작년 7월 업계 최초 출시했다.
비대면 채널 전용 기업대출 상품 i-ONE소상공인대출’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헬로 아이원’에서 명함 한장으로 ‘직장인 대출’상품을 내 놓았다.

한편 IBK는 오는 10월 23일까지 i-ONE뱅크’에서 공인인증서나 OTP, 보안카드 없이 6자리 비밀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휙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IBK가 개인 및 중소 사업자의 금융 접근성을 쉽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영기 IBK 핀테크 부장은 “지금이 바로 금융업의 춘추전국 시대다. 춘추전국 시대가 오면 한동안 혼란스럽다가 누군가 강자가 나타나 시장을 평정하는 것이 이치다. 한국시장을 넘어 중국과 동남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글로벌 강자가 나올 것이다. 그게 IBK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뉴스네트워크 ‘Korea IT Times’는 한국핀테크학회 김형중 회장과 IBK기업은행 곽영기 핀테크 부장과의 대담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김 회장은 서울대 공대와 동 대학원을 거쳐 현재는 고려대 사이버 국방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핀테크학회를 설립하고 핀테크 스타트업과 금융권 간 가교역할을 하는 한편 ‘규제당국’에 정책을 제안하는 등 핀테크 선진화를 추진중이다.

곽영기 IBK 핀테크 부장 (왼쪽),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 회장 (오른쪽)

“IBK, 홍채인증 도입을 위한 홍체인증 시범 운영중”

김형중 회장: 앞으로 금융업의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어떤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가.

곽영기 부장: 인터넷은행과의 전쟁은 간편송금 결제, 그 다음은 대출, 그리고 자산관리가 될 것이다. 이런 초기 변화의 모습을 우리도 인식하고 핀테크 섹터를 나눠 각자 대응하고 있다. 핀테크의 여러 영역중에서 결제송금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이 됐으나, P2P 대출과 크라우드 펀딩은 타행보다 한 발 더 앞서도록 노력해 왔다.

IBK기업은행은 크라우드펀딩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투자정보마당’이라는 홈페이지를 지난 1월 25일 구축했다. ‘기업투자정보마당’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유하거나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등록해 놓으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가 선별해서 그들의 플랫폼을 통해 투자모집이 이뤄지는, 중간자 역할의 플랫폼이다. 금융당국은 크라우드펀딩 생태계를 조성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해오고 있는데 우리가 적극 협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형중: 소형 무인비행기 드론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드론을 장난감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드론도 비행기처럼 국가간의 협약에 따라 정해진 항로로만 이동해야 하므로 새 항로를 개척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군사지역이 넓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드론을 날릴 수 없으므로 항로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런 여러 문제에 대한 대안과 인프라에 관련해 먼저 할 일이 많다.

핀테크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인프라에 대해 이야기할 시점인데 지금은 간편결제나 비대면 결제가 우리가 사용하는 핀테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즉, 우리는 아직 핀테크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지 않고 있다. IBK가 이제 본격적으로 인프라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

곽영기핀테크는 기존의 금융시스템을 뛰어넘는 창의와 혁신에 바탕을 둔 비즈니스 모델을 쏟아내고 있다. 금융당국도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 핀테크기업의 해외진출, 크라우드펀딩의 생태계 조성 등 다양한 핀테크 영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각 은행들의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한데 모아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이달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핀테크 산업발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16개 은행과 25개 증권사가 참여하는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이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각 은행별로 정보제공을 위한 계약 없이 한 군데서 정보를 꺼내올 수 있다.

금융계 입장에서 볼 때, 정부는API플랫폼 오픈 후 핀테크 전체를 종합한 관점에서 본다는 의미를 담고, 관련 산학연과의 협력을 통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김형중: 과거에는 복면을 한 은행 강도가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면 요즘은 데이터 유출이나 입력 오류, 해킹 등이 은행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급격한 외부 경제 효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는 일이 많아질 텐데, 그렇다면 향후에는 전산이나 수학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 우대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은행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는가.

곽영기: 왝더독(wag the dog)이란 말이 있다. 몸통이 금융이면 꼬리가 IT인 것인데, IT기술의 발달이 금융시장에 핀테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이 마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상이 아닌가 싶다. 이 기술은 어느 한 순간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고 은행산업이 고도화 하면서 기층부에 있던 IT가 사실은 요즘 와서 핀테크란 말로 포장된 것이라 생각한다.
IT 전문가들이 앞으로는 금융 쪽에서 대등한, 혹은 우월한 역할을 하면서 금융을 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말씀하신 것처럼 통계나 수학 전문가들이 득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 고유의 영역은 아직 살아있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기존 금융기관이 완전히 도태되지는 않을 것 같고 IT와 은행이 각자 다른 분야에서 공존할 것이라 본다.

김형중: 핀테크 분야에서 아직은 글로벌 영업에 대한 요구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곽영기: 타 은행들을 보면 핀테크의 글로벌 시장에 이미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어느 정도 고갈 상태인 것으로 보고 해외영업에서 수익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주로 금융서비스에 핀테크를 태워서 가려는 비지니스모델을 많이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해외 인프라가 아직 제대로 갖춰져 있지는 않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18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들이 모국으로 송금할 때 핀테크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이런 발상에서 촉발되는 글로벌 시장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김형중: 우리나라 은행들이 핀테크 사업을 해외로 확장시킬 수 있는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나.

곽영기: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의 해외영업은 교포들을 상대로 하는 거래에 국한돼 있고, 환경 또한 취약하다. 우리 은행들이 자금력이 있거나 은행운영 경험이 풍부해 외국기업과 경쟁할 능력을 갖췄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가 은행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 하면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면 핀테크와 관련해 한 번씩은 나오는 이야기가 케냐의 M-Pesa이다. 

미얀마를 예로 들어보자. 올해 미얀마 민주화가 달성돼 금융환경도 개선하려 하는데 이들의 관련 경험은 아직 일천하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과 통신을 분리해서 별개의 것으로 본다.

그런데 미얀마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 나라의 금융사업과 통신사업을 따로 꽃피우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놀고 소통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통신 생태계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 그 위에 M-Pesa 같은 금융환경을 태우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
해외에서 금융은 그 나라의 주권이 개입돼 있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대신 그 나라의 금융기업, 은행과 한국의 은행이 제휴하는 방법이 있다. 또 통신 사업을 은행들이 직접 하기 어려우므로 한국의 통신사들이 그 나라에 인프라를 깔고 여기에 정책금융을 도입해 생기는 수익으로 장기적인 영업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M-Pesa의 경우처럼 금융인프라를 깔고 나서 일정 기간 동안 금융업이나 유사 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해당 국가 정부에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형중: 그렇다면 실제로 이런 움직임들이 이뤄지고 있는가

곽영기: 지인들 몇몇이 해외 핀테크 인프라 구축에 관심이 있으나 정작 통신사들은 해외 진출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라인이 외국에서 상당히 성공을 거둔 것을 보면, 그런 모델을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국에 송금을 할 때 라인으로 송금을 하도록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 새로운 형태의 핀테크가 아닐까 싶다.
일천한 해외 금융역량을 가지고 사업을 하려는 것보다는, 우리의 강력하고 효율적인 IT환경을 활용해서 도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 생각한다. 은행에 계시는 분들이 정부에 건의를 하거나 코이카(KOICA) 등 해외 원조사업을 할 때 자금을 만들어 제3의 통신 인프라를 확장하는 길도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금융도 해외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유익하다고 본다.

김형중: 우리나라 정책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가끔 보면 인기 영합적인 게 많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기보다 기존에 누가 무엇을 하고 있으면 그걸 연장하는 선상에서 생각하는 듯하다.
가령 로보어드바이저를 제대로 만들려면 선행해서 해야 할 일이 많다. 한국어 분석 소프트웨어, 사전 제작, 형태소 분석, 음성인식 기술 등을 개발해야 하는데 선행기술 없이 돈을 투자하게 되면 형식적 연구만 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보면 현재의 핀테크 지원정책이 그다지 도전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니지만 해외에 진출을 원한다면 정부의 보편적인 정책에 순응하는 것보다 기업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통신 인프라는 일개 은행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곽영기: 인프라 구축은 은행이 아닌 컨소시엄이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빌게이츠가 아내 멜린다와 세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하는 일 중의 하나가 금융사업 지원이다.

전 세계에서 은행 서비스를 한번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아직도 20억이 넘는데 이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만약 한국이 통신 사업의 바닥부터 뒤쫓았다면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려웠을 수 있다. 하지만 무모하게 보이던 CDMA 기술 개발을 들고 나오면서 중간진입전략을 시도하면서 통신 선진국이 됐다.

인프라의 핵심은 통신인데 IBK는 통신을 해보지 않은 금융기관이다. 이런 경우 KT나 SKT와 컨소시엄을 결성해 통신 인프라는 통신사가 책임지고, 금융업에 필요한 상품개발, 정보관리, 리스크관리, 직원 교육, 현지 메이저 은행과의 협약 같은 일은 은행이 하면 된다. 금융권이 할 수 있는 것과 통신사가 할 수 있는 일을 구분 짓는 것이 중요하다.

김형중: 핀테크가 들어오면서 기존의 은행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고 들었다.

곽영기: 은행에는 기본적으로 예금과 대출, 송금 등의 주요 기능이 있다. 그런데 핀테크가 도입되자 이런 업무영역들이 해체 과정에 있다고 본다.

해체의 주범은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전문업체이다. 은행들은 여기에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올해 신년사에서 권선주 행장은 핀테크 기업이 좋은 기술을 갖고 함께 가면 동반자가 되고 따로 가면 경쟁자가 된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핀테크 기술에 대한 핵심 원천들은 은행과 대척점을 이루는 것도 있고 공생의 여지도 있는데 좋은 접점을 찾는 것이 금융기관들의 미션이라 생각된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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