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百 회장, 면세사업 논란 불렀나
정지선 현대百 회장, 면세사업 논란 불렀나
  • By 김민지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1.14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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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서울 시내 신규 면세 특허권 획득 시 루이비통과 디오르 등 47개의 명품 브랜드 입점을 확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은 지난 1일 보도자료에서 “국내 최고급 백화점을 운영한 역량과 시너지를 결합해 ‘고품격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구현할 것”이라며 루이뷔통, 디오르 등 럭셔리 브랜드들과 ‘입점 확약’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현대면세점의 발표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허위’로 밝혀졌다. 루이비통, 디오르 브랜드의 면세점 입점을 관리하는 브루벨코리아는 같은 날, 면세점 업계에 보낸 해명자료에서 "현대면세점이 서울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따낼 경우 LVMH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 입점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향서(LOI)'에 합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확약'은 권한 밖의 일"이라고 밝혔다.

LOI(Letter Of Intent)는 ‘투자 의향’에 관한 문서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양해각서)보다도 계약 선상에서 낮은 단계다.

당시 브루벨코리아에 루이비통과 디오르 브랜드를 판매중인 기존 면세점들의 항의와 문의전화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면세점은 논란과 별개로 “입찰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신세계·롯데는 ‘훨훨’... 현대는 ‘게걸음’

현대면세점이 LOI를 ‘입점 확약’으로 ‘업그레이드’시킨 이유는 뭘까. 유통업계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조급증’을 지목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1972년생으로 지난 2007년 12월 36세의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됐다. 1997년 과장으로 입사해 2006년 12월 부회장으로 취임한 지 딱 1년만에 최고 사령탑에 오른 것이다. 그룹의 최대주주 자리는 회장이 되기 전인 지난 2004년, 33세의 나이에 올랐다.

정 회장은 지난 2010년, 2020년 매출 20조원을 골자로 하는 ‘비전2020’을 선포하고 사업다각화를 통한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유통업계에서 나온다.

특히 경쟁사인 신세계와 롯데는 백화점 외에도 ‘이마트’, ‘롯데마트’로 프리미엄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를 통해 ‘저인망식’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는데 비해, 현대백화점은 중저가 유통체인 브랜드화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온라인쇼핑에서도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은 업계 1위 자리를 굳히는 형국이고, 최근 ‘스타필드 하남’ 오픈에 이어 삼성동 코엑스 쇼핑몰 운영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롯데는 조만간 제2 롯데월드 준공으로 외국 관광객과 쇼핑객을 대거 끌어 들인다는 계획이다.

사진/ 현대면세점 조감도

<>‘약관 36세’에 회장 취임했지만... 실적이라고 딱히... 

신세계와 롯데가 과감한 투자와 발 빠른 전략으로 급속도로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지만, 현대의 경우 ‘게걸음’을 치면서 ‘유통 3强’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2017년, 정지선 회장은 취임 10주년을 맞는다. 지지부진한 그룹 오너의 실적 챙기기를 위해 ‘루이비통 무리수’가 나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7월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입찰에서 쓴잔을 마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762점으로 최하 점수를 받으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지난 4월 정부가 서울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로 승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지분 100%로 현대면세점을 설립했다. ‘정지선 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分秒 다투는 유통업에서 보수적 가풍이 웬말

대형 유통체인의 고질적 문제인 주차난 해결을 위한 공약도 도마에 올랐다. 현대면세점은 면세점 후보지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인근 자체 주차장(59면), 탄천 주차장(400면)에 대형버스 459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탄천 주차장은 공용주차장이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사장은 지난달 17일 “면세점 주변의 원활한 교통 흐름과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위해 국내 시내면세점 중 최대 규모인 459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며 “경쟁사와 비교해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탄천 공영주차장측은 “현대면세점과 맺은 MOU는 단순 업무협약이다. 공영주차장의 주차권을 특정업체에게 할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현대가(家)의 보수적인 가풍(家風)이 현대백화점그룹의 뒤늦은 면세사업 참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급변하는 21세기 경영환경, 특히 유통업계가 분초(分秒)를 다투는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이 면세사업으로 눈을 돌린 건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현대가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정지선 회장의 판단력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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