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허리에 백자 항아리
윤화진
완벽할 줄 알았는데
속으로 금이 가 있었어요
부서지기 전에
빛이 스며들고 있었지요
의견차이의 엄중함을 모르니
깨지기 전에
그 우아함이 망가졌어요
흔들지 않으면 혼자서
끈 질긴 근성을 높이 샀지요
은근과 끈기는 한 민족의 속성
끔직한 일이 안 생기기를 바래요
내재 되 있던 트라우마
영혼의 상처가
그리도 아팠던가
어디 기댈 곳이 없었던 가
새시대 씨앗을
키울 여유도 없이
영광의 기치를 세우지도 못하고
덧 없이 흩어진 허망한 영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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