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포털의 한계점에서 ‘변태’를 선택하다
네이버, 포털의 한계점에서 ‘변태’를 선택하다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2.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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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네이버의 웹브라우저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도 있다." 올해 초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한 이 말은 네이버의 변화를 미리 예고 했다. 네이버는 포털로서 자기 한계를 일찍이 파악한 듯 하다.

네이버는 웹 중심의 회사였지만, 이미 사람들은 PC를 켜는 것 보단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을 사용해 수많은 정보들을 찾고,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포털의 꼬장꼬장 했던 위상은 모바일에 위협받았고, 환경이 변한 만큼 ‘변태’를 하지 않으면 안됐다.

그런 의미에서 2016년 네이버는 새로운 도전들을 통해,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 하는데 힘을 쏟은한해를 보냈다. 콘텐츠, 웹 브라우저, 자율자동차, 인공지능, 로봇까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웹, 소프트웨어라는 자기 한계를 깨고, 모바일과 하드웨어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자기 몸집을 키우려 한 것이다. 이는 폭발적으로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속에 '네이버'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도전들이다.

<>’생활환경 지능’ 내걸고 다양한 시도

이러한 고민은 '네이버 개발자대회 데뷰(DEVIEW) 2016'에 잘 나타나 있었다. 당시 이해진 전 의장은 "국경이 없는 인터넷에서 우리보다 더 많은 자원과 자본을 가진 페이스북•구글 같은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는 물론 이를 뒷받침할 기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분석 등 여러 기술이 임계점을 넘어 실생활에 들어오는 단계라 이제부터 기술 싸움이 관건이다"는 그의 말은 인공지능에 대한 네이버의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 네이버가 들고 나온 것은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 AMI)’이었다. 쉽게 풀이하면, 일상생활에서 사용자가 처한 환경을 인공지능이 이해하고, 사용자가 요구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이 먼저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척척 해주는 것이다. 생활환경지능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기들이 융합이다. 여기서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하드웨어에 대한 네이버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이날 네이버는 생활환경지능이 적용된 첫번째 기술로 인공지능 대화시스템 아미카(AMICA)를 선보였는데, 네이버는 스피커, 손목밴드, 자동차 등 각종 기기는 물론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아미카가 탑재되면 생활 곳곳에 AI 비서를 호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또한 중장기 프로젝트로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동체 로봇 M1은 네이버가 3차원 실내 정밀지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한다.

또한 네이버는 지난 1일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5년 간 개발해 온 자체 웹 브라우저 기술 및 AI 기술을 기반으로 옴니태스킹을 지원하는 한국 토종 브라우저 '웨일'(WHALE)의 베타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기준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인터넷익스플로러 89.7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크롬 6.76%, 파이어폭스 2.21%, 스윙 1.23%, 엣지 0.73%, 사파리 0.33%, 오페라 0.03%, 기타 0.7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넷마켓쉐어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크롬의 세계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은 54.19%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사파리로 26.03%로 나타났다. 국내와 달리 구글과 애플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계 추세와 다른 토종 웹브라우저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세계적으로는 맥을 못 추는 인터넷익스플로러가 우리나라에 뿌리를 깊이 내린 이유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웨일의 전략적 접근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이 때문에 웨일에는 국내 사용자 분석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여러 창(TAB, 탭)을 띄우지 않고, 하나의 창 안에서 모든 작업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옴니태스킹’, 브라우저 속 특정 단어를 드래그 하면 검색 결과가 팝업으로 뜨는 ‘퀵서치’ 기능을 제공하고, 파파고에 적용된 인공신경망 기반의 번역 기술을 통해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 된 페이지를 번역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형태의 텍스트에 대해서도 영역을 선택해 번역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려준 네이버의 코렐리아 캐피탈과 프랑스 하이엔드 음향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 전략적 투자 소식은 인공지능에 대한 네이버의 핵심 축이 될 음향기술 쪽에 초점을 맞춘 결정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로봇, 자율주행차량 등에 드비알레의 가성비 높은 음향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콘텐츠는 나의 힘” 투자는 꾸준히

네이버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콘텐츠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5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가 400억원, 소프트뱅크벤처스 45억원, 한국벤처투자 5억원을 출자하며 나머지 50억원은 해외 유수 기관이 함께 출자한다.

또한 네이버는 아미카, nVoice 등 네이버의 음성 관련 기술에 활용된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포맷의 사운드 콘텐츠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텍스트, 동영상, 이미지와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의 확장성과 타 포맷의 콘텐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용 환경의 제약이 적은 오디오 콘텐츠의 차별화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 네이버가 발전 시키고 있는 음성 관련 원천 기술들을 사용해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자들에게 매년 100억원씩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역량 강화…새체제 맞는 네이버의 미래는

한편, 네이버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100대 혁신 기업(The World’s Most Innovative Companies)’에서 13위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일본ㆍ중국ㆍ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가입자 8000만명을 확보해 제2의 라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노우’가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가 눈독을 들일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도 높여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네이버는 8년 간 네이버를 이끌었던 김상헌 대표가 물러나고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부사장이 내정되면서 새로운 체제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유럽·북미 시장 개척에 매진하기 위해 내년 3월 의장직을 내려놓고, 등기이사직에 오른다. 열린 커뮤니케이션과 열린 평가 등 합리적 리더십, 섬세함, 시장의 흐름을 읽어 서비스로 빠르게 엮어내는 과감한 실행력을 높이 평가 받는 ‘한성숙체제의 새로운 네이버’는 어떤 역량을 키워갈지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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