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신분증 스캐너 도입 '논란'

Printer-friendly versionPrinter-friendly versionSend by emailSend by email
KMDA “정보통신진흥협회 지원하고 특정 장비업체 특혜 위한 것”
Friday, December 23rd, 2016
da

사진/ KMDA 캡처

‘신분증 스캐너’를 둘러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이동통신 유통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판매점 측이 신분증 스캐너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강제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 제도를 주도하고 있는 방통위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이동통신사가 손잡고 골목상권을 죽이고 있다는 요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부터 이동통신 가입자의 개인정보보호와 위∙변조, 명의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휴대전화 판매점에 신분증 스캐너를 전면 도입했다. 신분증이 위조 됐는지 아닌지를 파악한 뒤 스캔한 개인정보를 따로 저장하지 않고 이통사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통3사 대리점의 경우 이전부터 시행해 왔던 신분증 스캐너는 지난 1일부터 전국 1만7천 여개 이통사 대리점 및 소규모 판매점에까지 도입 의무가 확대됐다. 따라서 유통점은 이동전화를 신규로 개설할 때 신분증을 스캔해 온라인으로 전송, KAIT를 통해 위변조 여부를 확인해야만 한다. KAIT는 이동통신 3사가 각각 회장·부회장·이사사로 있는 이익단체다.

이에 대한 판매점들의 반발은 거세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신분증 스캐너 운영주체인 KAIT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신분증 스캐너 사용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의무도입 과정과 관련된 감사원 감사 청구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의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KMDA 측은 신분증 스캐너 도입의 목적이 명확하지 않고 방문판매나 온라인판매 등 특판 채널에는 적용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방통위를 주축으로 KAIT, 이동통신사가 손잡고 신분증 스캐너를 강제 도입해 골목상권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KMDA 관계자는 “신분증 스캐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휴대폰 가입 시 신용등급 조회, 본인 휴대폰 문자 인증, 신용카드 인증 등을 모두 처리하는 상황에서 특정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영업제한”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역시 소비자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며 신분증 스캐너는 실효성도 없고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는 정책이라며 KMDA의 주장에 가세하고 있다. 신분증스캐너 도입이 통신 영역을 넘어 의료, 금융 영역 등 산업전반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신분증 사본에 대한 디지털화와 법적 근거 없이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것은 소비자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지난 7월부터 추진된 신분증 스캐너 시범사업은 도입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신분증 스캐너 무상공급을 전제로 하다가 중간에 보증금 5만원, 10만원 등으로 바뀌더니 7월 중순에는 구매가를 44만원으로 안내했다. 이에 대해 유통점들이 반발하자 30만원으로 낮췄다가 현재는 KAIT에 보증금 10만원을 맡기고 추가 수요분에 대해서는 대당 30만원에 구매하는 형태로 정해졌다.

스캐너 장비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KAIT는 스캐너 장비 도입에 있어 ‘보임테크놀러지’라는 업체가 독점 공급하도록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KMDA 관계자에 따르면 이통 3사 가운데 한 곳은 스캐너 장비 입찰 시 30~50% 낮은 입찰가를 제안한 곳이 있음에도 이 업체를 선정했고, 다른 이통사는 입찰 절차도 없이 보임테크놀러지 제품을 납품 받았다는 것이다.

신분증 스캐너 기기의 오작동이나 감별 기능이 떨어지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개통 당시 오류가 떴을 경우 유통점들을 대상으로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는데 현재의 신분증 스캐너는 도입 전 단계부터 잦은 오류 및 기술적인 문제를 지적 받아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통점들의 개통 오류에 대한 부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

한편 다른 휴대폰 판매점 연합체인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는 판매점의 불이익보다는 공익이 우선돼야 한다며 KMDA와는 엇갈리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분증 스캐너 도입으로 판매 현장에서 인식된 신분증만 개통되는 만큼 스팟성 온라인 모집이나 가입 신청서 매집 등 일부 판매점에서 자행되는 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Comments

 

Sorry, you need to install flash to see this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