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포천새맘요양병원, 암환자들 왜 찾나 가보니..
[헬스케어] 포천새맘요양병원, 암환자들 왜 찾나 가보니..
  • 정연수 기자
  • 승인 2017.01.06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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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5일 김수지(가명/ 60세)교수는 국회에서 개최한 ‘고령화와 4차산업혁명’ 포럼에서 특강을 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은 산업현장의 무인화를 촉진하고 공장이나 은행이나, 자동차, 사무실 등 모든 우리의 생활권에서 인력 노동이 필요없는 시대로 접어 든다” 는 김 교수의 발표는 인구감소 트렌드와 무인화를 촉구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국가의 몰락을 예고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발표를 마친 김 교수는 정기검진 결과를 상담하러 S의료원 백 원장을 찾았다. 그런데 검진결과는 뜻밖에 사형선고보다도 더 큰 절망이었다. 암 세포가 혈관을 뚫고 뼈까지 전이된 심각한 상태였다. E대학에 재직 중이던 김 교수가 갑작자기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은 4년전이었다. 유방암 국내 최고 권위자인 S의료원 백원장한테 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았고, 그 이후 정상인과 같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그날 김 교수를 만난 백 원장은 “현대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마음으로 치유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고 했다 “마음은 건강과 행복을 만들고 인간과 자연의 상생의 조화를 만들어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지요. 현재 상태는 수술이나 항암으로는 어렵습니다”라며 극심한 통증을 덜어 주는 진통제만을 처방해 주었다. 유방암의 국내 최고 권위자에게서 나온 진단이니 부정할 수도 없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김 교수는 그 누구와도 소식을 두절하고, 집밖을 나가지 않았다. 며칠 동안 “절대 아니야”라며 분노하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하며, 벼랑 끝에 서있는 자신이 무서워서 살려달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그녀는 결혼대신 늘 공부만 했다. 대대로 학자 집안에서 막내딸로 태어난 김 교수는 공부 이외의 다른 것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학창시절을 보냈다. 학교에서는 늘 전교 1, 2등을 다퉜고, 주위 사람들은 보기 드문 수재라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녀는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곧바로 미국 유학을 떠났고, 학위를 마친 후 모교의 최연소 강사가 되어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지금 그녀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존경 받는 롤 모델의 교수였다. 그의 인생은 말 그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쉬지 않고 달려온 삶이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이 모든 성취가 무슨 소용이 있었을까.

점점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순간, ‘적을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리속을 스치기 시작했다. 암에 대한 서적들을 모조리 찾아 읽었다. 암세포는 마음과 몸이 깨끗해지면 더 이상 암이 자신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라는 신념이 들기 시작했다.

다음 연도에 안식년을 앞둔 김 교수는 휴강신청을 내고 암 환자들이 들어간다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입원준비를 하려다 보니, 그곳으로 가면 자신의 죽음이 기정사실화되는 것 같은 생각이 문뜩 들어 싫어졌다. 그럼 산사에 들어갈까도 생각해 봤다. 너무 인적이 드물어서 고독이 더 깊어질 것 같아 망설여졌다. 마음을 잡지 못한 채 갈팡지팡하던 김 교수는 지난번 백 원장이 추천해준 S의료원 협력 요양병원 ‘포천새맘요양병원’이 떠올랐다. 달랑 옷가지 몇 벌만을 가방에 챙겨 넣고 그녀는 포천으로 향했다.

강남에서 강변로를 타고 외곽순환도로를 통해 퇴계원 IC로 들어섰다. 2018년에 완공될 구리-포천간 8차선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인데도 불구하고 미끄러지듯 40분만에 포천 베어스타운 스키장 언덕을 끼고 리조트형 포천실버타운에 도착했다. 눈돌리는 곳마다 손에 잡힐 듯한 흐드러진 이름 모를 꽃들과 녹색 빛깔을 내뿜는 숲속의 새소리가 마치 투명한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김 교수는 포천새맘요양병원에 도착하자마자 1층에 있는 병원 진료실에서 종합 진찰을 받고 5층 입원실로 올라갔다.
입원실 평형은 11평형과 16평형, 22평형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유일하게 비어있는 공실은 11평형 외에 없었다.

김교수의 새로운 삶의 시작을 환영하듯 창문너머로 보이는 드넓은 하늘과 뭉게구름과 산천초목이 봄바람에 춤을 추는듯 느껴졌다. 그녀가 숨가쁘게 살아온 기계화된 아파트와는 대조적이었다. 알프스 산맥을 병풍으로 두른 율리안 알프스(Julian Alps) 녹색정원의 축복이 입원실 창문너머로 펼쳐지고 있었다.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뒷산 기슭에는 포천실버타운과 새맘양·한방재활전문병원이 구름 사이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 얼마나 숨 가쁘게 살아온 삶이었던가! 답답한 회색 빛 콘크리트건물들이 숨소리까지도 목을 조이듯이 앞을 가리고, 분주히 달리는 자동차들의 매연과 엔진소리, 스마트폰 속에 갇혀서 질주하는 디지털 문명과 인간들이 경쟁하는 소리.. 나는 과연 누구를,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밀려왔는가 김 교수는 그 동안의 삶이 하얀 연기가 되어 가슴에서 머리로 맴돌고 있었다.

김교수의 식단혁명, 텃밭에서 재배한 시골 밥상이 입맛을 돋구다

베어스타운 리조트 옆 대지 12,800평의 숲속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산하 포천실버타운 재단은 전원형 실버타운으로 양·한방 암 전문 포천새맘요양병원과 뇌졸중, 뇌손상, 척추손상 재활전문병원, 모니카재단의 새맘요양원, 서초구립사랑 어린이집, 사단법인 대한실버산업협회 등 5개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실버산업협회는 고령화 장수사회 대응문제로 노인복지와 일자리 창출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중이다. 특히, 강원도 평창에 소재한 무이밸리 리조트는 발효과학연구소와 환우들의 힐링하우스다. 포천실버타운재단은 전문 의사들과 간호사, 호스피스 등 160여명의 직원들이 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김 교수는 150실 규모의 암전문 포천새맘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그녀에게 가장 먼저 일어난 변화는 식생활이다. 환자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고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담그고 있었다. 게다가 사과나무, 감나무 등 여러 과일나무를 비롯해 몸에 좋은 약초, 열매, 꽃 등을 재배하는 이들도 많았다.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낫도와 낫도된장, 식물성 오메가로 불리는 아마씨가루, 강황밥, 미강 효소 잡곡밥, 현미죽, 맥반석 유정란, 오리 더덕무침, 고구마 피자, 닭가슴살 파프리카 스테이크, 무설탕 매실청, 싱싱한 텃밭 채소가 단골 메뉴다.

“어린시절 시골 외할머니가 직접 밭에서 뽑아 무쳐주셨던 알배기 배추 겉저리며 상추 맛이었어요.” 그동안 빽빽한 강의 일정에 쫓겨 아침식사는 거르기가 일쑤였고, 거의 외식에 의존했던 그녀의 식생활에 ‘시골밥상’의 식단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정말 오랜만에 식욕이 살아나는 걸 느꼈어요. 식욕이 살아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아침식사를 마치면 약 40분정도 산책로를 걸으며 하루가 시작되지요, 테르펜 및 피톤치드 그리고 음이온이 콧속으로 듬뿍 듬뿍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지요.” 이어 ”숲속 중턱 새맘 명상센터에 다다르면 맑은 계곡 물소리와 산새소리에 숲속의 요정이 되기도 하고, 시인이, 화가가 되기도 하는 꿈속의 생활이 시작됐어요” 라고 설명하는 김 교수의 볼이 마치 소녀시절 가슴 설레던 ‘빨간머리 앤’ 같았다.

포천새맘요양병원에는 주로 암 환자들과 요양 겸 회복을 위해 입주한 젊은 환자들도 꽤 많다. 이곳의 의료진들은 상시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곳은 김 교수에게 휴식과 힐링과 치료를 동시에 제공해 준 장소였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그녀는 교수 시절보다 오히려 더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생애 어느 때보다 편안한 생활을 경험했다.

 

오후엔 동료 환우들과 찜질방에서 좌훈을 즐기고 노래방에서 노래와 춤으로 흥을 돋우는 시간을 보냈다.
고주파 온열암치료실에서, 암조직에만 선택적으로 13.56MHz의 고주파를 이용하여 42。C~43。C까지의 고온의 열을 가해 종양을 괴사하는 고주파 치료와, 미생물이나 변이된 세포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는 왕쑥뚬은 김 교수의 힐링 순위 1번이다.

특히, 김 교수가 기다려지는 시간은 특강 시간이다. 주 1~2회 영적 삶을 지향하는 건강 강의는 김 교수의 출세 지향적 인생철학을 무욕, 무소유의 자유인으로 바꿔놓았다.

인류의 선생님으로 추앙 받던 톨스토이는 50대 이후, 헐벗고 가난한자가 복을 받으리라는 ‘산상수훈’을 깨닫고 수십 년에 걸쳐 하루도 빠짐없이 무소유의 삶을 꿈꾸고 끊임없는 내면적 갈등과 투쟁을 했지만 팔순이 지나서야 사망직전에 모든 것을 버리고 자유인으로 가출을 결행할 수 있었다.

김 교수가 선택한 자유인의 삶은 어떤 미래를 전개할 것 인가

김 교수는 포천새맘요양병원에 입원한지 8개월이 되는 12월, 불치의 암 선고를 받았던 S의료원 백 원장을 다시 찾았다. “백 원장은 놀라고 의아한 표정으로 검사 결과가 잘못 나온 거 아니냐고 한참 차트를 뒤졌어요. 기적처럼 암이 다 말라버렸다는 겁니다. 백원장은 30여년 의사 활동 중 처음으로 체험하는 놀라운 기적이라며 얼떨떨한 표정이었요.”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런데 김 교수는 암이 완전히 나았다는 백 원장의 말이 낯설지가 않았다.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될 뿐, 포천실버타운을 떠나야한다는 생각이 더 안타깝게 생각이 들었다. 복직해도 되지 않겠냐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김 교수는 잠시 고민했다고 한다.

다시 얻은 축복의 삶을 학생들을 가르치며 보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 보다는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다. 결국 그는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포천실버타운의 평화로움에 머물기로 했다. 그와 함께한 환우 친구들 중에는 건강을 회복했어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실버타운에서 편안한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김교수는 텃밭에 과일 무우 클루코시를 심었다.

기자가 방문한 2016년 12월 19일은 마침 포천실버타운 넓은 식당에서 환우들이 모여 김장하는 날이었다. 김 교수는 직접 텃밭에서 가꾼 친환경 과일 무우 클루코시와 배추를 다듬고 있었다. 한 환우가 기자 입에 넣어준 막 버무린 김치 맛은 터밭에서 키운 약초와 나물 등이 첨가돼 아삭하고 매운 맛 뒤에 느껴지는 쌉쌀한 향에 기분이 좋아졌다

환우들과 함께 김장을 버무리던 재단 이사장 홍미령 박사(대한실버산업협회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는 "한국은 이미 올해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15~64세 대비 65세 이상의 '노령의존 인구 비율이 2015년 11%에서 2050년 29%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요. 대한실버산업협회에서는 이곳 의료진들과 공동으로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무병장수 사회로 가는 길’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어 홍박사는 "무병장수 비밀은 밥상에 있습니다, 포천실버타운에 입주한 환우들이 건강을 회복한 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가 바로 맛이 좋으면서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기농 식단 때문이랍니다" 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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