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기 순간, 리더가 생각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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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편향·성공공식에서 빠져 나와라"
Friday, February 10t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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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LG경제연구원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 중에서

전세계의 수많은 기업들. 오늘도 생겨나고 사라진다. 그렇다면, 각 분야에서 20년간 명맥을 이어온 기업은 얼마나 될까. 포춘(Fortune)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 그 지위를 유지한 기업은 24.2%에 불과하다고 한다. 유명 기업들도 몇십년간 명맥을 이어가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특히, '위기'에 봉착했을 때, 기업 리더의 선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흔할 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느냐, 아니면 위기에 그대로 굴복하고 마느냐가 기업의 수명을 좌우한다. LG경제연구원은 '장수하는 리딩 기업의 미래 사업 운영 방식'(박지원·박종일)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미래 준비가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선 기업 위기의 순간, 몹쓸 ‘낙관편향’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세계정책연구소(World Policy Institute)의 소장을 지냈던 위기 관리 전문가 미셸 부커(Michele Wucker)는 대부분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신호를 보내며 찾아오는데, 기업의 리더들이 이러한 위기의 신호들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않고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게 바로 ‘낙관편향’이다. 낙관편향이란 긍정적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대 평가하고, 부정적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무시하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인간은 장밋빛 전망을 선호하고, 위협이나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일말의 긍정적 가능성을 두고 애써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때문에 회사와 리더는 편향에 빠지지 않고 긍정이든 부정이든 위기 신호에 대해 더욱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한때 잘 나가던 ‘코닥(Kodak)’의 사례를 보자. 코닥은 ‘낙관편향’에 빠져 130년간 이어온 사업을 저물게 했다. 코닥은 필름시장을 진두지휘한 기업이었다. 미국 기업들 중 1917년부터 1987년까지 70년간 시가 총액의 평균 성장률이 시장 평균 성장률을 상회한 기업은 GE와 함께 둘 뿐일 정도였다.

하지만, 코닥은 1990년대부터 전망되어온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필름 산업의 사양을 애써 외면했다. 회사는 카메라 시장이 언젠가는 디지털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이미지를 인화할 것이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카메라가 많이 공급되면 필름 수요가 늘 것이라는 낙관적인 미래를 전망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오산이었다. 코닥의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촬영된 이미지를 인화하지 않고, 파일로 관리하는 패턴을 보였고, 신흥 시장에는 필름 카메라를 뛰어넘어 곧바로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었던 것이다. 결국 코닥은 일찌감치 디지털화에 집중한 캐논, 소니, 니콘에 밀리게 되었고, 그 결과 2012년 1월 파산 보호를 신청하며 130여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과거 성공했던 기억도 기업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하버드 대학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센(Clayton Christensen) 교수는 이미 크게 성공한 기업은 정형화된 프로세스와 사업 모델 안에서만 움직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스스로를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1등을 하고 있는 사업에서는 기존 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보수적이지만 안전한 방법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성과로 많은 경영학자나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며 주목 받은 기업이 스스로 자신의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성공공식 도취’ 현상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오랜 노하우를 축적하여 고착화되어 있을수록, 핵심 사업이 성공적일수록 큰 변화를 꾀하지 못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복사기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제록스(Xerox)의 경우를 보자. 제록스는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PARC(Palo Alto Research Center)라는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이 중에서 GUI1, Ethernet2 등 우수한 기술들이 만들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기업들이 제록스에서 분사(Spin-off)해 나갔다.

분사된 기업들을 추적해 연구 한 헨리 체스브로(Henry Chesbrough) 교수에 따르면, 제록스의 비즈니스 방식을 답습하지 않은 기업들만이 성공했다고 한다. 당시 제록스의 비즈니스 방식은 외부 협력 없이 모든 부분을 제작하고 판매 조직까지 직접 운영하여 부가가치를 독점하는 형태였다. 메타포(Metaphor)는 우수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가지고 분사했지만,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하드웨어를 묶어서 판매하는 제록스를 답습한 방식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결국 메타포는 투자 비용도 건지지 못하고 10년 만에 IBM에 매각되었다. 반면 네트워크 기술을 가지고 분사한 쓰리콤 (3Com)은 초기 IBM PC와 호환되는 기술을 개발했고, 판매는 외부 도매업자들에게 맡겼다. IBM이 성장함에 따라 쓰리콤도 덩달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장수기업이라도 변화에 능해야 살아남는다. GE나 J&J 등은 손꼽히는 100년 장수 기업이지만,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롭게 정비했다. GE는 IB(Imagination Breakthrough) 프로세스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했고, IBM은 CSO 주관 하에 신사업 전담 조직인 EBO를 두고, 사내 영향력이 크고 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난 리더들이 독립된 권한을 갖고 신사업 개발에 매진하도록 했다.

J&J는 회사 미래 성장 동력이나 전략을 논의하는 FrameworkS라는 최고경영진 협의체를 구성하였다. 단지 보고를 받고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진들이 개방성이라는 원칙 하에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함으로써 직접 J&J의 성장 기회를 모색했다.

위기의 순간, 기업의 리더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사례들을 곱씹으며 나름의 방법을 고안해야 하지 않을까.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제언한다. “오늘을 위한 경영과 내일을 위한 경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시대다. 현사업의 내실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전략적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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