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식 칼럼> 4차 산업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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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March 29t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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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식 KEA 상임고문

기업의 생산성은 사무실부터 생산라인 그리고 원자재 조달부터 마케팅까지 수많은 요소가 유기적으로 얽혀 발현된다. 기업들은 수천 가지 경영기법들을 개발해 왔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생산성을 더 높이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

1990년대 LCD TV가 대중화되기 전 브라운관 TV의 숨겨진 1인치를 찾았다는 TV 광고가 있었다. 당시 기술적 한계에 와있던 브라운관 사이즈를 키우기 위해 테두리의 베젤을 축소해 가시화면을 넓힌 기술인데 당시 30인치대가 최대 브라운관 사이즈였던 시대에 숨겨진 1인치의 마케팅 효과는 적지 않았다.

이와같이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기술이나 기법들을 짜고 짜서 더 이상 짤 것이 없어 보일 때까지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공장이나 인공지능, 자율자동차 등 4차 산업으로 분류되는 신산업에 전세계 기업들과 정책집단들이 열광하고 있다.

생산성이 한계 상황에 와 있는 기업들은 4차 산업이 가져다 줄 신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지 않을 수 없다. 아직 4차 산업의 실체가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될지 명문화 된 것은 없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산업의 형태와 이에 따른 인간 생활의 변화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4차 산업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 즉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같은 기술 유형이나 자율, 공유, 분산 같은 서비스 개념들은 새로운 형태의 산업과 서비스를 창출하고도 남을 만큼 위력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원과 노동의 효율성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으로 많은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겨나고 인간들은 전례없는 편리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어쩌면 미래사회는 새로운 일자리 보다는 없어지는 일자리가 더 많을 수 있고 인공지능 같은 일의 질적인 수준 향상으로 중산층이 없어질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 시계나 카메라, CD, 사전, 지도 등 모든 제품들을 삼켰듯이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등장은 운전기사나 손해보험, 차량정비소, 유지보수 부품 등 관련 생태계에 일대 구조조정을 불가피할 것이다.

최근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 통제를 위한 세계 공동정부 구성을 주장했다. 생명체가 아닌 기계의 놀라운 지적 능력 향상이 가져올 인간 존엄의 위기를 다룰 고도의 글로벌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환호하는 구글 엔지니어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무엇인지 모르게 가슴이 막막함을 느꼈다.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호를 타고 처음 달을 정복했을 때 인류의 환희와는 다르게 성취 뒤에 숨겨 있는 패배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4차 산업이 인류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미래의 변화를 담보한다면 이제 엔지니어들만의 기술적 접근을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되겠다.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위한 교육과 제도가 필요한 만큼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질서와 없어질 일자리를 위한 대책도 함께 필요하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현존하는 직종 가운데 710만개가 사라지고 200만개가 새로 생겨나면서 결과적으로 510만개의 직종이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전기사, 세무사, 요리사, 보험판매, 주식투자사 등 없어질 직종 중 수위에 있는 근로자들에게 머잖아 닥칠 실직이나 이·전직에 대해서도 4차 산업의 논의에 포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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