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상품, 식품업계 발목 잡는 덫 되나
PB 상품, 식품업계 발목 잡는 덫 되나
  • By 김민지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7.06.09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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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홈플러스

식품업계가 자사의 이름을 단 상품 대신 유통 대기업의 PB(Private Brand)상품을 공급하는 하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조와 유통이 확실히 구별되던 시절에는 유통사와 동등했던 관계가 PB 상품이 확대되면서 상하관계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PB 제품이란 제조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유통사 자체 브랜드 이름을 달고 특정 유통사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을 말한다.

마케팅과 유통에 큰 돈이 들지 않다보니 제조사 고유 제품보다 10~20%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생산과 유통 단계를 간소화해 가격을 낮추고 중간 마진까지 챙길 수 있다 보니 일반 제품보다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제조사에서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PB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유통사들은 초코파이나 카스타드 같은 식품업계의 주력 상품까지 PB로 제작해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간판 제품을 내놓는 셈이어서 이를 반기지 않지만 기존에 유통사에서 판매되던 제품까지 불이익을 당할 까 두려워 거부가 어렵다.

마치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처럼 자사 PB제품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하고 제조사 제품을 목 좋은 곳에 진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일도 많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PB 제품을 선호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제조사가 유통사의 요구에 무리하게 단가를 낮춰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제조업의 생산 시스템이 왜곡되지 않으려면 이미 자리를 잡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늘려 상생하는 구조가 좀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노브랜드를 중소기업 발굴 및 육성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노브랜드의 중소기업 생산 비중을 지난해 60% 수준에서 올해 말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마트는 현재 패션 브랜드 ‘데이즈’,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 실속형 브랜드 ‘노브랜드’를 필두로 생활용품 브랜드 ‘리빙홈’, 반려동물 브랜드 ‘몰리스’까지 모두 12개의 PB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이마트의 총 매출 13조5642억원 가운데 PB 제품 판매 비중은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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