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틈새상품으로 불리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폰 시장 못지않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스마트폰 점유율 경쟁에 불이 붙은 이유는 올해 중국산 중저가폰인 오포와 비보가 급격히 성장하면서이다.
지난해 1분기에 5% 점유율에 그쳤던 오포는 올해 1분기 8%로 성장하면서 점유율 3위인 화웨이를 2%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포의 점유율은 4위에 올랐다.
중저가폰의 성장세는 특히 인도에서 두드러져 오포와 비보는 지난해 1분기를 기준으로 1.2%와 1.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가 1년만에 7.2%와 7.1%로 올라섰다.
이들 업체가 성장한 배경에는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화교를 통한 다단계 유통 구조 확보도 일조했다. 중저가폰은 또한 확장성이 좋기 때문에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장터 등의 플랫폼 점유율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의 가능성을 엿본 국내 기업들도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1일 LG전자가 내놓은 50만원대 스마트폰 Q6는 LG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지 7년만에 최초로 선보이는 중가격 모델이다.
이 제품은 G6와 유사한 디자인에 18:9 풀버전 디스플레이, 화각 100도 후면 카메라 등의 기능을 갖춰 프리미엄 모델보다 40~50만원 저렴하면서 성능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
LG전자는 지난 24일에도 비디오와 오디오 기능을 강조한 Q8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1분기 중가격대의 갤럭시 A와 J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쏠쏠한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저가형 J7에서 카메라와 배터리 기능을 강화한 최신형 제품을 추가로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갤럭시노트7이 폭발사고를 일으키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8%까지 떨어졌으나 중저가폰 선전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는 23% 점유율을 회복,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수성했다.
한편 애플은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따르고 있어 별도의 중저가형 모델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대신 애플은 동남아나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에 최신 모델의 직전 제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저가폰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조사들은 또한 스마트폰 뿐 아니라 플랫폼 매출까지 고려하다 보니, 기기 뿐 아니라 OS와 앱장터 점유율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