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인정이 오히려 독? 기아차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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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연장·특근·잔업 등 줄면서 임금도 감소
Monday, September 25th,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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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통상임금 인정 여부를 둘러싼 기아차와 노조의 소송에서 1심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또 다른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당시 법원은 정기상여금과 중식비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사측에 미납분 지불 명령을 내렸다. 상급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지 않는다면 기아차측은 추후에도 잔업과 상여금, 중식비 등을 임금에 포함시켜야 하고, 따라서 지급해야 할 임금도 늘어난다.

기아차 노조원은 한 해 월 기본급의 75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받는데, 이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추가되면 연간 기준 통상임금 수준은 50% 정도 높아져 사측으로서는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결국 기아차는 이달 초 9월 특근을 잠정 중단시키기로 한 데 이어 25일부터는 원칙적으로 잔업을 없애고 특근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근로자의 건강과 장시간 근로 해소, 사드 여파로 인한 생산량 조절 등을 꼽고 있지만 결국은 통상임금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지난달 22일 "자동차 특성상 야근, 잔업이 많은데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수당이 늘 것이고, 현대차 노조에서도 이를 좌시하지 않아 더 큰 분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기아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방침대로 잔업이 완전히 없어질 경우, 근로자 1인당 임금은 연간 100만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특근 축소로 인한 근로자들의 임금 손실은 연 200만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사측의 지급 여력이 한정돼있기 때문에,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됐음에도 근무체계가 조정됨에 따라 오히려 받게 될 임금은 줄어드는 역설이 일어나는 것이다.

과거 한국지엠(GM)에서도 정기상여의 통상임금 산입으로 통상임금 자체는 인상됐지만, 일감 축소와 함께 임금 총액이 감소한 바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재고 축적에 따라 임금 감소는 보다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132만1천390대)은 2009년(93만8천837대) 이후 8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 갈등 여파로 1년 전보다 40% 이상 급감했으며, 내수 판매도 4% 줄어 증가세가 3년 만에 꺾였다. 여기에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에 호응한다는 명분까지 포함되면 임금 감소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기아차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서는 이겼지만 오히려 승소가 임금 감소라는 악재로 돌아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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