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조금씩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KTB투자증권 경영진에 합류한 이 부회장은 최석종 사장, 권 회장과 함께 3인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영입 당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대주주로 남을 것을 약속한 권 회장은 그러나 실제로는 경영권을 놓지 않으면서 이 부회장과의 갈등의 불씨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불화설이 처음으로 나온 것은 지난해 8월 쇄신인사 당시부터이다. 이 부회장이 영입한 경영관리본부장이 권 회장의 지시에 따라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보직이 변경된 것.
증권업계는 권 회장의 지시를 해당 임원이 따르지 않자 보직이 변경됐으며 이로 인해 이 부회장도 불만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영입이 무산되면서 권 회장과 이 부회장의 사이가 틀어졌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주주 적격 승인을 받은 후 지분율을 끌어올렸으며 새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오는 등 활약상을 보였다.
2013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KTB투자증권은 2014년 77억원, 2015년 99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서서히 회복됐으며 이 부회장 부임 후인 지난해에는 287억원의 급성장을 기록했다.
액면가인 5000원을 밑돌던 2000원선의 주가도 이 부회장이 영입되면서 3560원, 지난 11일에는 4250원까지 올랐다. 이 부회장의 자사주 지분은 지난해 3월 5% 가량이었다가 최근에는 16.4%로 권 부회장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랐다.
반면 권 회장에게는 지난달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가 하면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본사 집무실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악재가 계속됐다.
지난 8일 권 회장은 보통주 93만7825주를 장내매수해 지분율을 약 22%에서 23.5%로 확대한 데 이어 12일에는 추가매수를 통해 24.29%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권성문 회장이 자사주 주식을 사들인 것은 6년만의 일이다.
이를 두고 관계자들은 권 회장이 이 부회장과의 갈등과 경영권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분을 적극 확보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